[앵커]
한국의 독특한 추상화인 단색화를 대표하는 하종현 화백이 주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88살의 노작가는 60년 동안 캔버스 대신 마대 자루에 걸작을 그리며 변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 'Conjunction(접합) 21-38' 캔버스에 가득 칠해진 파란색과 하얀색 물감이 오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보통의 캔버스가 아닌 마대에 그려낸 한국의 독창적 추상화인 '단색화'입니다.
■ 'Post-Conjunction(이후 접합) 11-3' 또 다른 방식의 작품은 긴 나무 조각들 사이로 다양한 색깔의 물감이 배어 나옵니다.
기존의 '접합' 연작에서 변화를 시도한 '이후 접합' 작품입니다.
한국 단색화의 거장 하종현.
작가는 한국전쟁 이후 가난으로 캔버스를 구하기 어렵던 시절 마대 자루에 물감을 칠하며 새로운 기법을 만들어냈습니다.
뒷면에 물감을 바르고 앞쪽으로 밀어 올려 다채로운 색감을 드러내는 '배압법'을 60년 동안 고수했습니다.
[하종현 / 화가 : 물감들이 마대의 형태에 따라서 이상한 형태, 꼬부라진 형태도 나오고 좀 굵은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고, 이러한 자연의 얼굴을 갖다가 작품에 도입하는 게 좋겠다….]
작가를 상징하는 접합 작품은 1970년대 본격 시작됐지만 지금도 진화 중입니다.
물성 탐구의 실험 정신은 작업방식의 변주를 거쳐 온갖 형태와 느낌의 작품으로 완성됩니다.
아흔을 바라보는 작가는 여전히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종현 / 화가 : 한동안은 이게(그림이) 좀 잘 팔렸으면 좋겠는데, 이제는 가져갈까 봐 겁나고 이렇게 안고 있다가 죽을 때까지 이렇게 있다가 가야 되겠다….]
독창적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39점의 전시는 다음 달 13일까지 열립니다.
YTN 김태현입니다.
YTN 김태현 (kim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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