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일본에서는 '아베의 마스크'라는 말이 SNS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로 떠올랐습니다.
'아베노믹스'를 패러디 한 이 말, 왜 이렇게 화제가 된 걸까요?
도쿄에서 이경아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일본 유명 만화에 등장하는 대가족이 마스크 2장을 나눠 쓰고, 마스크로 뒤덮인 아베 총리의 얼굴도 나타납니다.
SNS에서 '아베노마스크', 그러니까 '아베의 마스크'란 검색어 아래 등장하는 합성 사진들입니다.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일본 각 가정에 천으로 만든 마스크를 2장씩 나눠준다고 발표한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이 천 마스크는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세제로 빨아서 여러 번 쓸 수 있기 때문에 급격히 늘고 있는 마스크 수요에 대응하는데 대단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필 만우절에 나온 아베 총리의 발표에 사람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긴급사태 선언과 도시 봉쇄까지 거론되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천 마스크 배포가 우선이냐는 겁니다.
[도쿄 시민 : 없는 것 보다야 낫다는 정도죠. 그보다 더 중요한 할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도쿄 시민 : 한 집에 마스크 2장이면 부족하다는 생각이에요. 절대 부족해요.]
마스크 부족 현상이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데 천 마스크 2장이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6억 장 이상 마스크가 시중에 공급됐고, 이달에는 7억 장 이상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 많다는 마스크는 시중 어느 곳에서도 여전히 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마스크 전매 금지 이후 불법 거래는 줄었지만 일부 고령자를 중심으로 사재기 움직임도 여전합니다.
[약국 점원 : 마스크 공급을 늘린다는 말은 있었지만 실제로 우리 뿐 아니라 다른 판매점에도 들어오는 마스크 양은 사실 이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 감염될 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마스크는 자신을 보호하는 필수품이 됐습니다.
정부의 일회성 배포보다 누구나 필요할 때 살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갖추는 것이 지금 일본에는 더 절실해 보입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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