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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루와 비슷하지만 뿔 대신 긴 송곳니가 나있는 우리나라 고유종 고라니, 다들 아시죠?
농작물을 뜯어 먹거나 갑자기 차도에 뛰어들기도 해 ‘유해’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국내에선 어렵지 않게 목격되면서 포획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밖에선 어떨까요?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돼 다른 나라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선 고라니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고, 동시에 지자체는 포상금까지 줘가며 수렵을 권장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냉대받는 ‘억울한 고라니’의 사연,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익산에 위치한 전북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수리부엉이와 수달 등 천연기념물은 물론 구조가 필요한 야생동물의 관리와 치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힘없이 축 늘어진 새끼 고라니 한 마리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풀숲에 숨어 있다 농기계에 치이는 바람에 큰 상처를 입어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봄철에 새끼를 낳는 고라니의 특성상 여름이면 농수로에 고립되거나 구조물에 끼인 새끼 고라니가 적지 않아 구조가 빈번합니다.
[목서윤]
“이맘때면 농가에서 새끼 고라니가 다수 발견되곤 하는데요, 치료 후 이곳에서 적응기간을 거쳐 다시 자연으로 방생하게 됩니다.”
[백건우 / 수의사]
“고라니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 사는 토종 야생동물이고 저희는 같은 환자로 받아들이고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벌써 올해만 114마리, 매년 200마리 가까운 고라니가 구조돼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어렵사리 살린 이 고라니들을 포획 후 사살하는 작업이 동시에 벌어집니다.
농작물 피해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유해야생동물’로 분류된 천덕꾸러기 신세이기 때문입니다.
지자체마다 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을 운영·지원하면서 작년에만 전북에서 13,800여 마리,
전국적으로 15만 마리 이상의 고라니가 사살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구 전체를 봤을 때 고라니는 매우 귀한 보호종입니다.
전 세계 고라니 90%가 우리나라에 서식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사자와 같은 급으로 기재된 국제 멸종위기종입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생물종 보고서에도 밀렵을 통제하고 광범위한 서식지 제공 및 보전이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천덕꾸러기 신세, 멸종 대책 보다는 개체 수 조절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농작물 보상금 역시 수렵 포상금에 비해 턱없이 낮아 수렵을 조장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피해 농가에게 주어지는 지원금은 수렵인에게 지급되는 금액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고라니 한 마리가 농가에 미치는 피해는 몇 천 원에 불과하지만, 지자체가 내건 포상금은 마리당 5만 원에서 7만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조차 사라져버리면 고라니는 사실상 지구상에서 멸종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재익 / 전북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센터장]
"야생동물이 사는 공간이 명확히 분리가 안 돼 있는 나라, 동물들이 원래 있었던 공간들을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점유해 나가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 같은 경우에 보면 이런 문제는 결국 예견된 거죠."
최근 2년 동안에만 10% 가까운 증감률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여서 고라니와의 공존을 위한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안희정
#고라니 #멸종위기 #포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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