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예약이나 주문을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걸 이른바 '노쇼'라고 하죠.
요즘은 '노쇼'를 방지하려고 예약금을 내게 하는 곳도 늘고 있는데 행여나 손님들의 반감을 살까 봐 참고 넘기는 자영업자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노쇼 행위를 형사 처벌할 수 있을지 장동건 기자가 사실확인에서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카페 주인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며 휴지로 연신 눈물을 훔칩니다.
하루 전, 한 손님이 "빵이 너무 맛있어서 단체주문을 하고 싶다"며 100만 원 상당의 빵 200개와 음료 100잔을 주문만 하고 사라진 겁니다.
법인 휴대전화라 전화번호를 알려주기 곤란하다는 손님의 말을 믿었지만, 주인은 결국 자책하며 세 시간 넘게 준비한 음식을 지인들에게 나눠줬습니다.
▶ 인터뷰 : '노쇼' 피해 점주
- "예약금을 안 받은 제가 너무 한심했고 바보 같았고, 가족들한테도 실망 아닌 실망을 준 것 같아서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최근 인천의 음식점 7곳에서도 누군가가 군부대 부사관을 사칭하며 '노쇼'를 한 일이 알려져 공분을 샀습니다.
이렇게 자영업자들을 울리는 '노쇼' 행위를 하면 형사 처벌을 받을까요?
식당 종업원들에게 화장품 방문판매를 하기 위해 10차례나 허위로 단체 회식을 예약한 피고인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노쇼'의 직접적인 처벌 규정은 따로 없지만, 특정한 목적을 갖고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형법상 업무방해죄를 적용한 건데요.
이처럼 실제로 계약을 이행할 의사가 있었는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즉 고의성 입증이 중요합니다.
주문을 하고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등의 간접 정황을 피해자가 제출해야만 하는데, 문제는 범죄자를 양산할 수 있어 형사 처벌의 범위를 좁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 인터뷰 : 윤 일 / 변호사
- "다른 업체들까지도 노쇼 행위를 반복했다거나 이러한 사정이 드러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고의성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은 편입니다."
취재를 종합하면 '노쇼' 행위를 한 소비자가 무조건 형사 처벌을 받는다는 명제는 대체로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정확한 처벌 규정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자영업자들이 예약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해 보입니다.
사실확인 장동건입니다.[notactor@mk.co.kr]
영상취재 : 백성운 VJ
영상편집 : 김민지
그 래 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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