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공감 '사랑이 꽃피는 마을'
오래 된 기억 속, 우리에게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울고 웃어줄 수 있는 이웃과 사람들이 있었다. 그 때 우리는 동네 사랑방에서 집안의 대소사부터 세상 돌아가는 일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며 형제 못지않은 정情을 쌓았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서로 나누고 위할 줄 아는 그런 공간, 그런 사람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남아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60, 70년대의 분위기가 보존된 지역인 서울 성북동 북정마을 버스 종점 앞 가게 주인 고현선(60)씨에게 손님은 모두 친구, 형님, 어머니고 일손을 보태주는 이웃들이다. 도시의 섬처럼 시간이 멈춘 듯한 부산 범일동 매축지마을. 마을 한가운데 47년 된 이발관 주인 유만갑(68)씨는 오늘도 그 자리에서 40년 단골의 머리칼을 다듬어주며 마을의 ‘유 반장’ 역할을 해낸다. 소탈한 웃음소리와 이웃을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이 들리고 보이는, 사랑이 꽃피는 마을! 우리가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정겨운 이웃들의 모습을 찾아가본다.
▶ 온 이웃이 형제이고, 가족인 공간. 서울 성북구 북정마을 종점가게
서울 한가운데 이런 마을이 있었나 싶게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살아있는 성북구의 북정마을. 온 마을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북적북적 거렸다는 소리를 본 따서‘북정마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는 유래가 있을 만큼 활력이 넘치는 곳이다. 이웃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훤히 아는 주민들 마을버스에서, 정류장에서, 텃밭에서 이들은 마주쳤다 하면 이야기꽃을 피운다. 자식들은 어떻게 사는지, 병원은 잘 다녀왔는지, 잔치는 잘 끝냈는지...가족처럼 서로를 챙긴다. 마을버스 종점 앞 40년 된 가게는 주민들의 사랑방이다.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아 20년째 가게를 운영하는 고현선(60)씨는 이웃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정을 나누는 일상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나만을 위해서, 더 많이 갖기 위해서 아등바등 사는 것보다 서로 나누고 보듬는 게 사람 사는 재미라는 이웃들.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부자인 이들이 사는 곳, 사람냄새 나는, 북정마을로 찾아가보자.
▶ 투박하지만 세월의 정이 느껴지는 마을 사랑방. 부산 매축지마을 이발관
일제강점기 때 바다를 메워 만든 땅에 들어선 범일동 매축지마을. 해방 후 귀환동포들이 터를 잡았고 한국전쟁 이후에 피란민들이 유입돼 형성된 마을이다. 고단한 삶이지만 이웃 간의 훈훈한 정이 있어 살 만한 곳, 그 중심에는 47년 된 이발관이 있다. 초등학교를 마치자마자 가위를 잡기 시작한 유만갑(68)씨, 이웃 도시로 이사를 가도 손님들은 그의 솜씨와 입담을 잊지 못해 이발관을 찾는다. 머리 깎으러 온 손님보다 놀러 온 이웃들이 더 많은 이발관. 이곳은 마을의 경비실이자 파출소, 사랑방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일 나간 이웃들을 대신해 택배를 받아주고, 시도 때도 없이 들르는 이웃들에게 커피와 편안한 공간도 제공한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이발관 주인 유만갑씨는 자식이자 살가운 말벗이다. 투박하지만 그들만의 낭만과 정情이 흐르는 매축지마을의 중심, 오래된 이발관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가진 것을 나누고 어려울 때 진심으로 손을 내밀어주는 사랑이 넘치는 공간! 서로에게 힘이 돼 주는 사람들, 도심 속 온기가 느껴지는 그 곳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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