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냉동이나 냉장 식품을 운반하는 차량의 온도 기록을 조작한 기사들과, 불법 조작 장치를 만들어 판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서라고 말했는데, 이미 시중에 팔린 것만 5천 개 가까이 됩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월 경기 화성시의 한 물류창고. 식품의약품안전처 특별사법경찰관들이 냉동차에 올라타 화물칸 온도를 확인합니다.
차량에 있는 온도계에 표시된 온도는 영하 21도, 그런데 실제로 측정한 온도는 영하 4도였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특별사법경찰관 : 여기 온도하고, 지금 이 온도하고 다르잖아요. 영하 15.5도 조작하신 거예요, 맞죠? (네, 15.5도….)]
이 냉동차에는 온도를 조작할 수 있는 불법 온도기록계가 부착돼 있었습니다.
조작 기능이 설치된 온도기록계입니다.
실제 온도보다 20도가 낮도록 표시되도록 설정하고 온도 기록지를 뽑으면 이 방의 실내 온도인 21도보다 20도 낮은 1도가 표시됩니다.
냉동이나 냉장 운반 차량은 식자재 등의 변질을 막기 위해 운송 시 온도를 측정한 기록지를 납품처에 제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냉각하는 데 쓰이는 기름값 등을 아끼기 위해 규정보다 높은 온도로 운반하면서 불법 온도기록계로 정상이었던 것처럼 속인 겁니다.
[김효성/경기 성남수정경찰서 수사과장 : 한 달에 한 10만 원 이상의 유류비 절감 효과가 있다. 한 3달 정도면 본전을 뽑는다는 게….]
경찰은 불법 온도기록계를 사용한 운송기사 3명을 적발했습니다.
또 이 장치를 만들어 유통한 업체 관계자와 설치업자 등 56명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불법 온도기록계 4천900여 대, 모두 9억 원어치를 시중에 판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업체에서 불법 온도기록계 700여 대를 압수한 경찰은 이 장치를 사용하는 차들이 더 있을 걸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김윤성, 화면제공 : 경기 성남수정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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